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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찌는 이유] 원푸드 다이어트건강/비만 2020. 3. 21. 09:00
운동을 하느니 차라리 덜먹고 만다.
아마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가져보지 않았을까.
오늘은 경험담을 중심으로 원푸드 다이어트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자
오늘도 배경 사진과 포스팅에는 아무련 관련이 없습니다:) 다이어트의 시작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나는 평균보다 마른 체형이었다. 키도 작고 애당초 뼈가 얇아서 골격근량이 적었다. 그러다 라면의 맛에 빠져 낮에 집에 혼자 있을 때마다 끓여 먹기 시작했고, 점점 교복이 작아졌다.
3년 뒤, 고2가 되었을 때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공부가 하기 싫은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살이 많이 쪘고, 쉽게 피로해지고, 발바닥 인대가 자주 늘어났으며, 생리불순이 생겼다.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의사 선생님은 건강을 위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한참 유행하던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디톡스라는 단어가 '정화'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주었고, 오히려 식사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니까 좋다고 생각했다.
하루 2리터 생수병에 레몬즙과 시럽을 넣어서 식사 대신 먹는 게 끝. 결정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지키기는 힘들었다.
레몬 디톡스를 해보니까
일단 하루 2리터를 들고 다니면서 먹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하루 종일 학교에만 있는 수험생이라 할만했지, 지금 누가 나보고 다시 하라 그러면 절대 못할 것이다.
생각보다 배가 고프진 않다. 꽤 많은 양의 액체가 하루 종일 위를 채우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문제는 식탐이다. 못 먹는다 생각하니 더 먹고 싶고, 그걸 참는 게 힘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고비는 딱 3일인 듯하다.
첫날은 버틸만하다가 둘째 날은 꽤 배가 고프고 셋째 날은 머리가 아프고, 멍하고, 온몸이 피로한데 그다음 날부터는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진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효과는 대단했다!!!
정말 마법같았다. 1주일 만에 7kg가량이 빠졌고, 총 2주간 10kg가 넘게 빠져서 앞자리 숫자가 두 번 바뀌는 기적을 보았다. 그 후로 나는 레몬 디톡스 찬양자가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추천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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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잘 유지했으면 해피엔딩이었을 텐데ㅎ
요요도 대단했다!!
2주간의 식단은 정말 비정상적인 일이었다. 가까스로 참아냈고 결과는 달콤했다. 성취감에 취해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조금씩 보상을 주었고, 생각보다 금방 원상 복구가 되었다. 다시 살이 찔 때마다 나는 디톡스를 반복했고,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총 4번을 했다. 안타깝게도 처음의 기적과 같은 효과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차분히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
음식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우리의 몸은 저장되어 있던 지방과 근육을 태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살이 빠진다.
하지만 디톡스 기간이 끝나고 식사를 다시 예전처럼 한다면, 다시 살이 차오른다.
여기서 문제는 빠질 땐 지방과 근육이 함께 없어지지만,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찌는 건 지방뿐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학창 시절 반복적인 원푸드 다이어트로 꾸준하게 지방과 근육을 관리해왔고, 그 결과 지금 내 몸의 상태는 공식적인 순대가 되었다.
골격근량은 적고, 지방은 평균 이상이며, 특히 내장지방으로 속이 꽉 찬 상태여서 의사 선생님이 종종 순대 같다고 표현하신다ㅎ
내가 살찐 이유
원푸드 다이어트는 무조건 나쁜 거야!라는 말이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건강에 대해 공부하면서 든 생각은 이미 체내에 축적된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은 분명히 필요하다.
다만 이를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 방법이라 오해해서는 안되고, 유행이나 광고를 기준으로 방법을 선택해서도 안된다.
디톡스는 디톡스의 목적으로 진행하고, 건강을 위해선 꾸준한 운동과 유지할 수 있는 식단으로 관리를 해주는 게 맞다.
간혹 가다 운동을 정말 싫어해서 식단만 하겠다는 사람들은 꼭 본인의 근육이 건강하기에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근육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는다:)
끝으로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는 한 번쯤 해볼 만 하지만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거란 마음 가짐으로 할 것을 추천한다.
절대 그 효과가 온전히 반복되지 않고 동일한 기간을 버티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디톡스 기간동안은 비실비실 일상생활에 무리가 올 수 있으며, 나의 경우 절대 여름에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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